text 2

이성미, 거짓말

2019. 7. 14. 23:13

혀에 닿지 않으면 요리는 존재하지 않았던 음식.
너에 대해 아무 말이 없어서 너는 사라지는 중이다.

십 년이 되었는데, 너는 어젯밤에 나를 처음 본 것처럼 소리쳤다. 꺼져버려! 나는 오늘 태어나 뒤뚱거리는 어린 거짓말이 된다.

나는 부드럽고 조용하다. 향기 없이 살아 있다.

어제는 사랑했지만 오늘은 그렇지 않다. 잘못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미안하다는 말도 하지 않았다.

앵두를 믿는 한 순간. 혀에 닿은 시고 딱딱한 씨앗. 앵두에 속는 오래된 시간.

네가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고 화를 낼 줄 아는 사람이어서, 나는 꽃무더기 속에서 꽃으로 태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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