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를 노래하고 싶었으나
그러지 못했다 오랜 세월, 어느 시인의 말에 붙잡혀왔던 까닭에.
진정한 시인은,
장미보다는 장미 너머의 그 무엇을 노래 할 수 있어야 한다던
그녀는 이미 이승을 떠났지만 나는
아직도 장미의 붉은 매혹 너머의 그 무엇을
알지 못한다 견자의 꿈이여
내 너를 너무나 사랑하여
아직 장미의 꽃 그늘을 떠나지 못하고 있구나
장미를 찾아든 벌레의 비밀한 사랑처럼
네가 나를 갉아먹는 줄도 모르고
그래도 여전히 내 상한 영혼은 장미의 창을 두드린다
정작 장미의 노래는 부르지도 못한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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