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xt 2

이제니, 창문 사람

2019. 9. 11. 20:01



나는 그쪽을 보지 않으려고 했다. 그래서 그쪽을 보고 말았다. 너는 이쪽을 보려고 했다. 그래서 이쪽을 볼 수 없었다. 창문이 하나 있고 조금 그립습니다. 그러나 나는 울지 않는 사람이니까 거리를 달리면서 휘파람을 불었다. 너는 창문 밖에 서 있는 사람. 한번 창문 사람이면 영원한 창문 사람이다. 카렌다 레코다 기카이다. 도케이 시케이 만포케이. 메이레이 시레이 한레이. 기어이 운율을 맞추고야 마는 슬픈 버릇. 너는 배려하지 않는 사람이 좋다고 말했다. 나는 조금도 배려하지 않는다. 슬픔은 아무도 달래줄 수 없을 때에 진정 아름다운 법이지요. 나는 울지 않는 사람이니까 거리를 달리면서 휘파람을 불었다. 휘파람을 불 줄 몰랐지만 쉬지 않고 휘파람을 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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