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오래 전 병아리를 키웠다네
이 놈이 닭이 되면 내버리려고
다 되면 버리는 재미
그게 바로 남창 아닌가, 아무데서나 무너져내리는 거
반짝이는 거
반짝이면서 슬픈 거
현 없이도 우는 거
인생을 너무 일찍 누설하여 시시쿠나
그게 바로 창녀 아닌가, 제 갈 길 너무 빤해 우는 거
닭은 왜 키우나 내버리려고
꽃은 피면 왜 다리를 벌리나 꽃에겐 씨앗의
꿈이란 없다네 아름다움에
뭐 꿈이 있을 턱이
돌아오고 싶니? 내 노래야
내 목젓이 꽃잎 열 듯 발개지던 그 시절
노래야, 시간 있니? 다시 돌아올 시간,
나 어느 모퉁이에서 운다네
나 버려진 거 같아 나한테마저도...
내일의 노래란 있는 것인가
정처없이 물으며 나 운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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