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xt 2

황인숙, 기도

2019. 8. 29. 10:05




만약 영혼이라는 게 있다면, 
(있는 것 같다, 이렇게 
걷잡을 수 없이 가슴이 쓰리고 아플 때면) 
내 영혼은 분명 
금이 가 있을 것이다. 
격통 속에서만 나는 내 영혼을 느낀다. 
금이 간 영혼을. 



내가 태어난 하늘엔 태양이 없는데 
나는 하염없이 햇빛 속에 뒹굴기를 원한다. 
태양의 인간이 아니면서 
그 맛을 알고, 탐하다; 
이것이 망조다. 



하느님, 우리를 힘들게 마옵소서. 
정 힘들게 해야 되겠거든 
그 힘듦을 감당할 
힘을 주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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